최근 광주 아파트 개발 현장에서 건물 붕괴 현상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하여 부실시공 정황이 담긴 작업일지가 공개되었다.
일지 내용을 살펴보면 총체적 부실 공사 정황이 확인된다.
15일 아파트 타설 작업일지를 보면 콘크리트 양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콘크리트 양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온도와 시간인데 요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진 영하권의 날씨에서는 해당 작업을 수행하지 않던가 혹은 충분히 양생이 될 수 있도록 넉넉한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현재 무너진 아파트 일부층에 대해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붕괴가 시작됬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현대산업개발 측은 충분히 양생기간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작업일지에 나온 내용은 그 주장과 전혀 상반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지에 따르면 21년 12월 3일에 35층부터 37층까지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하는데 소요된 기간은 13일에 불과했다.
즉, 한개 층의 공정을 마무리 하는데에 6~7일의 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콘크리트를 양생기간은 대략적으로 3일에서 2주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평균 기온에 따라서 기간이 달라지기는 하나 안전하게 마르는 것으로 볼 때 이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셈이다.
건축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은 영하의 온도에서는 콘크리트가 잘 굳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요즘처럼 날이 추운 시점에 6~7일의 양생기간이 적절했을까?
현재 붕괴현장에서 반출되고 있는 건축물의 잔해를 본다면 콘크리트 양생 작업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일반적인 건설 폐기물의 경우 콘크리트와 철근이 결합돼 있는 데 현장 사진과 동영상에서 발견되는 건물 붕괴 잔해물의 상태는 따로따로 분해되어 있다.
이를 봤을 떄에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충분한 양생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이로 인해서 붕괴가 진행된게 아닐까 하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공사 시간 단축을 위한 부실공사의 정황은 이외에도 몇가지가 있다.
광주 공사 현장에 대핸 관할구청의 행정처분 내역을 살펴보면 5건 정도의 내용이 '특정 공사 작업시간 미준수' 인것으로 확인됐다.
즉, 소음으로 인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제한을 둔 특수건설장비와 같은 공사기기들을 심야에도 사용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는 방증이다.
또한, 공사현장 중 1단지에서 10건의 위법행위가 2단지에서도 4건의 불법이 확인되어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는데 이러한 불법 행위로 인해 과태료가 결정된 사안만 해도 12건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위법행위는 이어졌다.
2020년 4월 28일, 5월 12일, 7월 2일과 9월 26,27일에도 소음과 진동이 심한 공사에 대한 작업시간 미준수로 또 다시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공사와 관련해 접수된 주민 민원또한 32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공사장 근처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서구청과 현대산업개발에 환경·건설·교통 관련 민원 수백 여건을 제기했으나 묵살당했다”고 하였으며, 그는 “공사장 상층부에서 합판·쇠막대·콘크리트 잔해물이 추락하는 사례가 있었고, 공사 영향으로 도로가 움푹 꺼지거나 균열이 생기는 등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도 잦았다”면서 “매일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광주시 재난안전대책 본부에서는 12일 오전 대책회의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진행하고 있는 지역 내 모든 현장에 대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학동참사가 발생한 지 217일 만에 또다시 이런 참사가 발생하게 되어 참으로 유감이며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국토부, 경찰청 등과 협력해 철저히 사고원인을 조사해 모든 법적·행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 건설현장 안전불감증을 발본색원 하겠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현재 연락이 두절된 현장 근로자 6명을 찾는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음을 알렸으며 이번 사고의 신속한 수습과 피해자들 지원을 위해 서구청에 사고수습본부를 바로 설치했고, 광주시청엔 건축건설현장사고방지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시장이 직접 본부장을 맡아 광주시내 모든 건축건설현장을 일제 점검키로 했다.
국토부는 사고 원인을 정밀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으며, 이번 사고가 중대 건설사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명확한 사고원인의 규명을 위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현재 경찰은 작업일지 등을 확보하고 부실공사 및 각종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일처리.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바라만 봐야 할까?
공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깨끗하게 밝혀지길 바라며, 이로인해 피해를 본 모든 이들이 안전할 수 있길 바란다.